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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개발자의 연봉 상승이 언론 기사를 통해서 주목받고 있다. 주변의 개발자 지인들도 그런 흐름에 마음이 싱숭생숭하여 이직을 준비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리고 몇번의 이직을 경험해본 나에게 이렇게 묻는 경우가 종종 있다.

"뭘 공부해야 할까?"

나는 이 질문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공부해서 이직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내가 생각하는 이직의 정의를 먼저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이직이란?

이직은 원래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 비슷한 업무를 하고 있는 다른 직장으로 옮기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업무가 바뀐다면 나는 이것을 이직이라기 보다는 전직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기존의 업무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직업을 얻는 것은 신입으로 구직을 했다고 말한다. 정리하면 이직은 현재 일과 비슷한 일을 하는 다른 회사로 옮기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직에는 암묵적으로 현재 직장보다 나은 보상과 환경으로의 변화를 기대한다. 연봉의 인상, 폭발적인 보상의 기회(스탁옵션), 직업적 흥미, 승진, 복지 혜택 등을 기대할 수 있다. 최소한 지금보다는 나은 상태를 기대하고 이직을 하게 된다. 

이직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현재 직장보다 나은 환경과 보상을 기대하며 비슷한 업무를 하는 다른 회사로 옮기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제는 이런 관점에서 이직자가 지원하려는 회사 입장이 되어보자. 회사는 어떤 일을 하기 위해서 사람이 필요하여 구직 공고를 낸다. 특히나 그 일을 빠르게 수행하기 위해서 경력직으로 구직 공고를 낸다. 그리고 구직 공고를 보고 지원한 지원자들이 그 일을 바로 잘 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한다. 제일 확실한 방법은 구직자의 이력서의 이력을 보고 어떤 일을 해왔는지 깊게 질문해보는 것이다. 그동안의 프로젝트에 무슨 역할로 참여했고, 어떤 문제들이 있었고, 어떻게 그 문제를 풀었는지 심층적으로 물어보는 것이다. 현재의 일반적인 채용 프로세스는 이 맥락에서 설계되었다고 생각한다.

공부로 이직할 수 없는 이유

그렇다면 공부해서 이직하는 것은 왜 잘못된 접근일까? 구직자들은 채용공고에 적혀 있는 그 일을 잘 할 수 있음을 증명해야한다. 문제는 과연 학원에서 배운 것으로, 혼자 공부한 것으로 잘 할 수 있음을 증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경험적으로 이 세계에서 공부한것과 일로서 한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음을 깨달았다. 학원에서 웹사이트를 만들어본 것과 작은 회사이더라도 실제 사용자가 사용하는 웹사이트를 운영한 것은 엄청난 차이이다. 도커를 공부해서 컨테이너를 실행해보고, 쿠버네티스 실습을 해본 것과 실제 컨테이너 기반의 인프라를 운영해본것은 하늘과 땅 차이이다. 이런 맥락에서 회사는 이것 저것 공부했다는 구직자의 증명을 믿지 않는다. 실제로 업무로서 해본 구직자의 경험을 믿을 뿐이다. (만약 공부한 것을 가지고 회사가 채용했다면 신입을 채용한 것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직에 대한 올바른 접근

그럼 어떻게 이직을 준비하지 묻는 지인들에게 세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이력서를 정리한다. 내가 지금까지 한 일이 무엇인지 알아야한다. 내가 해온 일과 가고 싶은 회사의 채용 공고를 비교해보면 현실이 보인다. 무엇이 부족한지 알 수 있고, 가망있는 회사들을 추릴 수 있다. 거기서 부터 시작한다.

둘째, 현재 회사가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확인한다. 이직을 공부를 통해서 해결하는 분들은 스스로의 업무 경험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고개를 돌려 현직장에서 어떻게 문제를 풀고 있는지 살펴 보고 그 결정들의 과정을 이해하면 자신의 업무 경험을 확장할 수 있다. 현 직장의 동료들의 문제 해결 경험을 자신을 것으로 만드는 것만으로 비싼 학원비를 아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셋째, 현재 직장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 공부하고 적용한다. 현재 작동하고 있는 시스템의 문제를 확인하고 개선하는 작업은 매우 가치있다. 공부한 것을 실제로 적용하면서 얻은 시행착오와 적용 이후 운영하면서 얻은 경험들은 앞으로 비슷한 일을 할때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을 극단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공부한 것이 아닌 실제로 운영중인 시스템을 개선한 경험이 바로 회사 입장에서 필요한 능력이며 구직자의 가치를 나타낸다. 

마무리

참 아이러니 하게도 나의 제안은 이직을 위한 제안이기도 하지만 현재 회사에서 일을 더 잘하기 위한 제안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제안이 유효한 이유는 일잘러가 결국 어디서든 필요한 사람이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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